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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지난 25일 종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9월에 예정된 친선 A매치 경기 (미국(7일), 멕시코(10일)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명단에는 김승규와 김민재의 복귀, 황희찬 선수 제외 그리고 미국에서 뛰고 있는 정상빈의 발탁 등 일부 변화가 눈에 띕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 글라트마흐 팀에서 뛰고 있는 앤스 카스트로프 선수를 처음으로 발탁했다는 점입니다.
옌스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변호사, 카스트로프)와 한국인 어머니(안수연)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독일과 한국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카스트로프는 청소년 시절 독일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활약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18세가 넘어 성인이 된 뒤 A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국적을 하나로 정해야 합니다. 이번 발탁으로 카스트로프는 향후 독일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을 포기하고 한국을 ‘처음이자 마지막 선택’으로 결정했습니다.
카스트로프와 가족은 대한축구협회와 수차례 소통하며 한국 대표팀이 되면서 감수해야 할 법적·제도적 문제까지 논의했습니다. 한국에서 1년 동안 60일 이상 머물면서 영리 활동을 하면 징집 대상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독일에서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그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독일 대표팀을 기다리기보다 한국을 택한 배경에는 어머니의 지속적인 정체성 교육과 본인 스스로의 선택이 있었습니다. 카스트로프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도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강하다. 한국대표팀으로 오라는 댓글을 볼 때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게 ‘너희는 엄마가 원해서 태어난 아이들이고, 반은 한국 사람이다’라고 항상 말해왔다. (카스트로프가) 한국 대표로 뽑혔다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라고 밝혔습니다.
카스트로프는 2003년생인 젊은 선수로 178cm, 76kg의 평범한 체격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포지션은 중앙미드필더로 많은 활동량과 악착 같은 수비가 장점으로 꼽히는 선수입니다. 홍명보 감독은 “카스트로프는 우리 팀의 기존 3선(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과는 다른 형태의 선수”라고 언급하며 “카스트로프가 ‘파이터’ 성향을 살려 우리 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월드컵 대표팀에서는 황인범과 함께 포 백 앞에 포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카스트로프는 12살 때인 2015년 포르투나 뒤셀도르프 유소년 팀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 퀼른과 뉘른베르크의 연령별 유소년 팀을 거쳐 2025~2026 시즌을 앞두고 2025년 2월 2일 보루시아 뮌헨 글라바흐팀과 2029년까지 4년 간 계약했고(등번호 17번), SV 아틀래스와 DFB-포칼 1라운드 경기에서 데뷔전도 치렀습니다. 8월 25일에는 슈타디온 임 보루시아파크에서 벌어진 분데스리그 함부르크 SV와의 홈경기에서도 벤치에 앉아 있다가 후반 35분에 투입되어 데뷔 전을 치렀습니다. 카스트로프는 독일의 16세~21세 연령별 국가대표에 모두 선발 되었을 정도로 독일에서도 유망주였습니다. 2020년 2월 독일의 17세 이하 팀으로 당시 유럽원정 길에 나선 한국의 17세 이하 팀과의 평가전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 독일이 한국을 8대 2로 대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카스트로프는 외국 태생으로 혼혈 국가대표에 발탁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전에 장대일 선수(한국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998 프랑스 월드컵에 나섰던 수비수)와 강수일 선수(한국인 어머니와 주한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국가대표에 선발된 적 있는 공격수)가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한국 출생 선수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외국 태생으로 혼혈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은 카스트로프가 처음입니다.